영국의 전통 펍, 쇠락의 길을 걷다: 뱀버 브리지 사건과 오늘날의 현실
1943년 6월 24일과 25일, 2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 벌어진 미군 간의 충돌은 그 당시 미국 사회의 인종 갈등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이 사건은 영국 랭커셔주의 뱀버 브리지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여전히 인종 분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었고, 백인 장병들은 영국에서도 이러한 인종 분리를 원했습니다.
뱀버 브리지 사건: 인종 갈등의 불씨
백인 장병들은 뱀버 브리지의 펍 '예 올드 홉 인(Ye Olde Hob Inn)'에서 흑인 장병들과의 분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인들은 이를 거부하고 흑인 장병들에게 입장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백인 장병들과 흑인 장병들, 그리고 영국인들 간에 시비가 붙었고, 결국 총격전으로 이어져 한 명이 사망하고 일곱 명이 부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인종 폭동 직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영국 펍의 문화적 유산
영국인들이 흑인 장병들의 편을 든 이유는 펍이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펍은 단순한 술집을 넘어 영국의 문화적 유산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펍 산업은 급격히 쇠락하고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1,300곳의 펍이 문을 닫았으며, 남아 있는 펍 중 네 곳 중 세 곳이 이문을 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2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6,400만 파인트(약 3,600만 리터)에 이르는 맥주 판매가 감소했습니다.
파인트의 역사와 위기
올해는 맥주를 판매하는 단위인 파인트가 생겨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568.261㎖인 파인트는 미터법 도입 이후에도 펍에서 생맥주를 따라주는 단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펍의 쇠락과 함께 파인트 단위의 존재에도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펍의 기원과 발전
펍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줄임말로, 이름 그대로 음주를 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17세기 대중에 개방된 에일하우스나 태번(선술집), 여관 등을 가정집과 구분하려는 용도로 생겨났습니다.
이후 펍은 에일하우스와 태번, 여관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습니다.
특히, 영국인들에게는 음주의 역사가 곧 펍의 역사라고 할 만큼, 펍은 중요한 사회적 공간이었습니다.
근현대 펍의 변화와 쇠락
근현대적 펍은 19세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많은 지역이 성장하고 인구가 밀집되면서 술의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 자본가들은 펍을 새롭게 짓기 시작했고, 펌프(또는 맥주 엔진)의 등장으로 생맥주 서빙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펍 산업은 맥주 제조사들의 독과점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빅 식스(Big Six)'라 불리는 대형 맥주 제조사들이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89년 맥주법이 제정되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습니다.
펍의 분화와 가스트로펍의 등장
펍은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었습니다.
컨트리 펍, 로드하우스, 테마 펍 등이 등장한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형태는 가스트로펍(Gastropub)입니다.
가스트로펍은 요리를 강조한 펍으로, 전통적인 펍 음식보다 더 섬세한 요리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부 성공을 거두었지만, 전통 펍의 쇠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펍의 쇠락: 원인과 미래
전통 펍의 쇠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40여 년 전인 1982년부터 시작된 경향으로, 변하는 세월과 경향에 맞추지 못한 전통 고집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2007년의 실내 흡연 금지, 인구 변화, 가스트로펍의 등장 등도 전통 펍의 쇠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도 영국의 전통 펍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전통 펍은 영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었으나, 이제는 변화와 적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펍 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될지 주목됩니다.
*다른 흥미로운 포스팅이 궁금하신 분께서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